‘운이 좋아 부자로 타고난 사람들.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은 사람들. 학력이 화려한 사람들’

일반이 ‘백만장자’를 생각하면 흔히 떠올리기 쉬운 편견 가운데 일부다.

그러나 램지솔루션즈의 전문가들이 미국의 백만장자들을 대상으로 깊이 들여다본 결과 일반의 시각과 백만장자들의 실상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괴리가 있다는 점이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램지솔루션즈는 미국 최고의 금융전문가, 베스트셀러 작가, 라디오 진행자로 유명한 데이브 램지가 지난 199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미국 굴지의 재정관리 전문 컨설팅 업체다.

램지솔루션즈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의 제목은 ‘백만장자 전국조사 보고서’. 미국 전역에서 거주하는 백만장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로 한 최초의 본격 연구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백만장자의 20가지 특징은 이렇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는 타고난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사 결과 백만장자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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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상속

이번 조사에 참여한 미국 백만장자의 80%는 자신이 ‘1세대’ 백만장자라고 밝혔다. 또 조사 대상자의 91%는 가업과 관련해 물려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어떤 식으로든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 없다고 밝힌 백만장자가 79%나 됐다. 이를 바꿔 말하면 조사 대상자의 압도적인 다수가 유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자수성가를 통해 백만장자의 위치에 올랐다는 뜻이다. 선대로부터 유산을 상속 받았다고 밝힌 백만장자는 전체의 20%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을 증식하는 투자 유형과 관련해 조사 대상자 4명 중 3명꼴인 75%가 지속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거나 대박을 터뜨려 백만장자가 된 경우는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백만장자 가운데 기업에 적을 두고 있는 경우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한 고위직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비율은 15%에 그쳤다. 거액의 연봉을 받은 덕분에 백만장자가 된 경우는 흔하지 않고 꾸준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백만장자라면 명문대 출신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조사 결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자의 88%가 대졸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백만장자의 학력이 높은 것은 맞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전체로 대학을 나온 성인의 비율은 평균 33%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대학을 나온 백만장자는 조사 대상자의 8%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미국 백만장자의 62%는 공립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일수록 백만장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라고 밝힌 응답자가 그렇지 않은 경우라고 밝힌 응답자보다 무려 4배나 많은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기 때문.


미국 백만장자들의 과반은 돈이 많아 사회적인 상류층으로 불리는 것보다 돈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 자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체 성인 가운데 백만장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8.8%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만장자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95%는 자신의 재산이 100만달러(약 12억6500만원)에서 500만달러(약 63억2500만원) 사이라고 밝혔다.


일반의 예상과 다르게 미국 백만장자들은 대개의 경우 고급 승용차를 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애용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도요타, 포드, 혼다, 렉서스, 스바루인 것으로 나타나 미국 백만장자들은 일본 자동차를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연식이 최근이거나 리스를 통해 차를 소유하는 경우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만장자면 결혼 생활이 복잡할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86%가 기혼자라로 밝힌 가운데 무려 65%가 아직 초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만장자면 집에 대한 욕심이 클 것 같은데 미국 백만장자의 97%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최근 20여년간 이사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