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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화된 인프라, 일본 국가경쟁력 가로막는다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2-04-26 15:07

일본의 도로와 교량, 그리고 철도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노후화된 인프라가 일본 국가경쟁력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도로와 교량, 그리고 철도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노후화된 인프라가 일본 국가경쟁력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인프라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2033년까지 도로 교량의 약 60%, 터널의 40%가 50년 이상이 된다.

2012년 일본 중부의 혼잡한 고속도로 터널에서 천장 패널이 무너져 9명이 사망했을 때 정부는 전국의 노후된 기반 시설을 점검하고 수리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후 전문가들은 재정적 제약과 노동력 부족으로 진행이 더디고 전국적으로 여전히 긴급한 주의가 필요한 터널, 다리 및 도로가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터널의 약 40%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중요한 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철저히 점검하고 문제점을 바로잡기로 유명한 과거의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하고 낭비적 지출을 줄이면서 국가의 감소하는 인구에 맞는 프로젝트를 우선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드론과 센서 같은 첨단 기술 투자보다 당장 기존 인프라를 유지, 보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1964년 올림픽에 맞춰 많은 인프라를 건설했다. 도쿄의 고속도로 시스템은 여전히 ​​하루에 약 100만 대의 차량이 사용하고 있다.

1월 중순의 춥고 바람이 많이 불던 날, 도쿄 하네다 공항과 수도 중심부를 연결하는 시스템 일부에서 교량 빔에 볼트를 박고 수십 년 동안 바닷물로 부식된 것을 수리하기 위해 분주했다.

이 공사를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 고속도로는 2028 회계 연도까지 1627억 엔(약 14억1000만 달러)을 들여 1.9㎞ 구간을 재건할 계획이다. 2040년까지 네트워크의 65%가 50년 이상이 된다. 2020년 대비 3배 증가한 수치이다.

도로를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관리와 반복적인 대규모 보수와 재건축이 필수다.

대부분 기반 시설에서 보통 50년은 정상 수명으로 여겨진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33년까지 일본 전체 도로 교량의 63%, 홍수 장벽 및 기타 하천 시설물의 62%, 터널의 42%가 50년이 된다.

2016~2020 회계연도 정부가 실시한 육안 점검 결과 전국 터널 36%, 교량 9%, 표지판·조명 등 14%에 대한 보수공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작업이 시설 노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프라에 대한 유지 관리가 어느 시점에 와해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인프라가 특히 우려된다. 중앙 정부는 2020 회계연도 말까지 문제가 발견된 교량의 60%에 대한 보수공사를 시작했지만, 지자체 감독 하에 교량의 30% 정도만 보수공사를 시작하고 있다. 필요한 시설이 계속 늘고 있지만 지자체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교통부에 따르면 2020 회계 연도에 드론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교량을 점검한 지자체는 20%에 불과했다. 인프라 노후화를 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포함한 새로운 노동력 절감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

좋은 유지 보수와 문제의 조기 발견은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에 최선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사회 기반 시설 지표에 문제가 생긴 후 조치를 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향후 30년 동안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에 연간 총 12조3000억 엔의 비용이 든다. 이는 2018 회계 연도에 이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는 데 필요한 5조2000억 엔의 두 배가 넘는 비용이다.

30년간 이러한 비용은 총 280조 엔으로, 현재 일본 연간 국내총생산의 절반이다. 피해가 심각해지기 전에 기반 시설을 정비하는 ‘예방적 정비’를 취할 경우 30% 정도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2020년 말, 정부는 방재 및 완화 대책에 15조 엔을 투입하는 5개년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일본의 공공사업 투자는 다른 나라들이 소비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감소하고 있다. 일본은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약 40% 급감했다. 세계 7대 경제대국 중 유일하게 하락세다. 같은 기간 영국은 4배, 미국은 2.3배 지출이 늘었다.

일본은 고령화로 사회보장 지출이 증가해 인프라 지출을 늘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늙어가는 일본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움직임도 있다. 제한된 자원을 감안할 때 예산 배정을 효과적으로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인프라 지출에서 ‘스마트’를 추구해야 하며, 단순하게 현재의 인프라를 대체할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중교통과 지역 서비스와 일자리에 대한 손쉬운 접근을 제공하는 ‘콤팩트 시티’와 같은 개념을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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