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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화 약세, 일본에 기회인가?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2-04-26 10:15

엔화 가치는 1995년 이후 달러 대비 절반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엔화 가치는 1995년 이후 달러 대비 절반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촉발한 인플레이션이 일본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비율을 고려하면 엔화 가치는 1995년 이후 달러 대비 절반으로 하락하여 1970년대 초반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회귀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거의 두 배로 증가한 반면 일본 소비자 물가는 실제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제품 및 서비스는 급여, 임대료 및 많은 자산 가격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비해 매우 저렴해졌다. 일본의 다른 교역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극히 일부의 해외 방문객만이 일본에 입국할 수 있었고, 아마도 외국인은 이런 흐름을 잘 몰랐을 것이다. 세계가 코로나 이후 정상 상태로 돌아간다면 일본은 글로벌 관광 붐을 경험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경제적 효과는 훨씬 더 심오할 것이다.

일본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와 경제 안보에 대한 새로운 민감성을 감안할 때 이미 우선순위인 역외 생산보다 역내 생산을 선택하여 국내 투자 수준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비자가 값싼 국내 제품을 선호하고 외국 고가 제품을 기피함에 따라 수입 대체 구내 제품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영향일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소 대부분이 가동 중단되자 일본은 1차 에너지 요구량의 약 90%를 해외에서 수입해야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훨씬 이전 이미 진행 중인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급등은 고통스러웠다. 일본의 전략적 취약성을 상기시켜 주었다.

경제적 측면에서 일본은 수출가격 대비 수입가격을 의미하는 교역조건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시장은 엔화 약세를 더욱 심화시켜 일본 수출 경쟁력을 높여 이를 보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는 높은 에너지 가격을 악화시키지만 동시에 변화를 부추긴다. 변화의 한 종류는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하나는 에너지 절약 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화석 연료 가격이 올라갈수록 원자력과 재생 에너지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2011년 원자력은 일본 총 에너지 수요의 14%와 전력의 30%를 공급했다. 몇 년 내에 4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에너지 비용의 급상승으로 현재 오프라인 상태인 용량을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작동해야 한다.

그것은 여론을 섬세하게 다루어야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EU)이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지속 가능한’ 것으로 결정한 것은 기시다 총리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

엔화 약세의 단점은 해외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는 반면 일본 사람들이 비싼 외국 관광을 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외국 기업은 일본이 아시아 허브가 될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지만, 고도로 숙련된 일본인은 나은 급여를 위해 해외로 나갈 수 있고 고도로 숙련된 외국인은 다른 곳에서 기회를 선택할 수 있다.

언제든지 통화 시장에서 급격한 반전이 있을 수 있다. 실질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엔화는 지난 27년 동안 지그재그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이 낮은 국가 통화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국가보다 강하지만 일본의 최근 CPI 수치는 0.9%로 미국의 7.9%에 비교해 1980년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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