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 경제가 2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영향력이 큰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를 비롯해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이에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이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하는 와중에 골드만삭스는 다시 낙관론을 들고 나왔다.
2년 안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35%에 불과하다고 못박았다.
연착륙 쉽지 않겠지만 침체는 피한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브릭스는 분석노트에서 이전 경험으로 볼 때 연준이 직면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0%로 끌어내리는 연착륙은 지난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그러나 브릭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과열은 억제하면서 경기침체는 피하겠다는 연준의 목표는 노동공급과 내구재 가격 정상화 흐름 속에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노동수급과 내구재 가격 안정
2월까지 미국에서 채워지지 못한 일자리는 약 500만개를 웃돌았다. 이로 인해 임금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물가도 덩달아 뛰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이같은 노동력 부족 규모가 약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서는 성장세가 둔화돼야 한다.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성장률 둔화 필요규모는 1~1.5%였다.
경기침체 없이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내구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골드만삭스의 주된 낙관 배경 가운데 하나다.
가전제품, 자동차 등을 비롯한 내구재 가격은 3월 1% 가까이 하락했다.
내구재는 식료품, 의류 등 비내구재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연준, 물가공포 누그러질 것
골드만삭스는 4가지 요인으로 인해 연준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노동시장에서는 노동공급이 정상수준을 회복해 노동공급이 늘고, 수급 불균형 완화로 장기 예상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급격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 여파로 주택시장 과열도 진정되며, 가계 대차대조표 역시 탄탄해져 연준의 우려를 누그려뜨릴 것으로 기대됐다.
이는 연준이 급격한 긴축으로 내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악재 제한적
아울러 골드만삭스는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인플레이션 등에 미치는 연쇄작용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초과 수요는 임금 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로 인해 경제에 연쇄반응을 촉발한다. 임금이 오르기 시작하면 덩달아 다른 제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는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판단을 토대로 1년 안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15%, 2년 안에 경기침체가 빚어질 확률은 35%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