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ESG 투자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사회문화적 차이가 다양한 아시아의 경우 ESG 통합을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아시아 지역의 ESG 관련 펀드의 경우 ESG 수준을 평가하는 데 어떤 데이터와 투자 프로세스를 사용할지 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고룽렌은 “주로 선진국을 위해 개발된 ESG 프레임워크가 아시아 상황에 맞게 현지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자료는 대부분 표준화 되어있고 각 지표의 내용이 명확하지만 이와 달리 ESG 자료는 표준화 되어있지 않고, 이같은 모호성이 아시아 시장의 다양성이라는 맥락 아래 더욱 불확실해진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금융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워지는 ‘신용등급’ 기준과 관련해 무디스와 S&P 등급 결과는 0.9의 정적 상관관계에 있어 서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도기업 아다니 포츠 앤 스페셜 이코노믹 존(Adani Ports and Special Economic Zone)에 대한 ESG 평가는 네덜란드에서 “낮은 ESG 위험도”를 받았지만, MSCI 지수에서는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편차는 무디스, 피치, S&P에서 같은 수준의 신용등급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시아 증권금융 시장 협회(ASIFMA)는 이같은 모호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권고안은 ‘명확한 글로벌 표준 ESG 데이터 분석 체계로 융합’, ‘일관성 있는 기업 정보공개 표준 수립’, ‘ESG 평가기관의 평가기준 수립’ 등을 제안한다. 실제로 아시아 시장에서 그린워시가 기승을 부리는 만큼 이같은 명확한 원칙 수립은 필수적이다. 결국 아시아시장에서 ESG 평가를 보다 의미있는 지표로 활용하려면 자산관리사가 기업의 장기적 사업 능력과 부채상환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ESG 위험성을 자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한다.
김지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ina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