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두 장씩 겹쳐 쓰라는 전문가들의 권고가 나온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가 계속 등장하는 가운데, 마스크 두 장을 쓰면 차단효과가 커진다는 것.
앞서 지난 1월 25일 미국 코로나 대응의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NBC방송에 출연해 마스크 추가 착용이 바이러스 차단효과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호막을 한 겹 더 얹으면 상식적으로 봐도 바이러스 차단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두 장씩 쓰거나 N95와 비슷하도록 마스크를 변형시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15일엔 린지 마 버지니아 공대 토목·환경공학 교수와 모니카 간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UCSF) 의대 교수는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쓸 것을 권고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수술용 마스크 위에 면 마스크를 단단히 겹쳐 쓰면 최대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때 수술용 마스크는 필터 역할을 하고 면 마스크는 밀착 착용을 도우면서 추가 필터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셉 앨런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부교수는 지난 1월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수술용 마스크 위에 면 마스크를 쓰면 비말의 91%를 차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보건 당국이 바이러스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의료인용 N95 마스크를 일반인에겐 권고하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 겹쳐 쓰기’가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방역 대책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인용 마스크 재고 부족 등을 이유로 일반 국민에게 N95 착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최근 두 장 이상의 마스크를 겹쳐 쓴 미국 정치인들의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수 주 동안 ‘겹쳐 쓰기’를 시행해왔다. 바이든 정부 초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역시 대통령 취임식 날 파트너와 함께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쓴 셀카를 찍어 올렸다. 공화당 소속인 밋 롬니,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지난달 중순에 ‘더블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됐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