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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백신 접종 싱가포르, 4월부터 백신 확보 준비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1-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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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싱가포르가 지난해 4월부터 백신 확보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싱가포르의 백신 확보 이면에는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있었다며 지난해 12월 21일 화이자 백신이 도착하기까지 당국의 노력과 전략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4월부터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는 것. 우선 싱가포르는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벤자민 싯 교수가 이끄는 백신 및 치료법에 대한 전문가 패널을 설치했다. 패널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18명의 과학자와 임상의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35개가 넘는 백신 후보들과 개발 중인 치료제에 대한 정보를 검토하고 있다. 패널의 목표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가장 유망한 백신을 파악하는 것.

당시 56개의 백신 후보가 임상실험에 참여했는데, 패널은 이들 백신을 모두 검토한 끝에 더 쉽게 제조할 수 있는 점에서 리보핵산(RNA) 방식에 더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싱가포르가 처음으로 들여온 화이자 백신이 RNA 방식이며,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백신도 RNA방식이다.

이어 싱가포르는 4월 말 전략적 협상을 위해 백신 후보들의 구매 협상을 할 기획단을 구성한다. 기획단장을 맡은 레오 입은 "우리는 광범위한 백신 제조업체들과 접촉하기 위해 경제개발청(EDB)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EDB와 모더나, 화이자 등 제약사들 사이에 형성된 유대관계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싱가포르는 백신 제조업체들과 약 40건의 비공개 협정을 체결했다. 이 비공개 협정은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백신도 구입할 의무는 없지만, 싱가포르는 비공개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백신 진행 상황에 대한 기밀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는 것. 입 단장은 "백신 후보들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망한 후보들도 백신 생산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싱가포르는 지난해 6월 초 모더나와 첫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안전한 계약을 위해 계약금도 걸었다는 후문이다. 이후 화이자, 그리고 중국 제약사 시노백과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다양한 코로나19 백신 포트폴리오를 마련하려는 싱가포르 계획의 일환으로, 이후에도 다른 백신 개발 업체를 선별하고 조달하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싯 교수는 지난 12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선구매 협정은 안전과 가용성 등 많은 요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백신 구매를 원한다고 해도 미국과 유럽연합 등 거대 경제국들이 엄청난 양을 사들였기 때문에 구매가 가능 하겠느냐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초기 주문서에 싱가포르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선구매 계약을 맺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입 단장은 코로나19가 싱가포르에서 처음 발생한 후 화이자 백신이 도착할 때까지 11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백신 기술의 현저한 진보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싱가포르가 백신 조기 접종을 위해 이 기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조용히 막후에서 일한 수십 명의 공무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싱가포르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 이상을 책정했다. 이 자금에는 백신 조달 외에 전 세계 백신 공급을 목표로 하는 '코백스 퍼실리티' 참여를 비롯해 백신의 현지 개발 노력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 내에서 백신을 제조할 기업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된다. 싱가포르의 상대적으로 작은 주문량이 제약회사와의 협상력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EDB의 한 관계자는 "많은 제약회사들이 싱가포르의 위상을 아시아에서 선도적인 바이오 의학 허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작은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여전히 싱가포르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사용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 달 초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싱가포르는 올 3분기(7~9월)까지 전 국민을 위한 충분한 백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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