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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종, 기세 심상치 않다...백신 효과 있을까?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1-0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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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최근 수도 런던을 포함한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4단계로 올렸다. 기존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최대 70%나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VUI-202012/01)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주 변종 바이러스와 관련된 궁금증을 확산 속도와 유입 경로, 백신 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어떻게 기존 코로나19와 다른지에 대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표면에 돌기처럼 돋아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부위에서 변종이 발생했고, 세포 침투에 있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이 단백질이 인간 세포에 침투하는 능력을 증가시켰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초기 분석 결과 변종에서 총 23개의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는데, 이는 이례적으로 많은 수치. 전문가들은 특히 변종이 빠르게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영국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감염력이 7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병을 전파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 재생산지수도 최대 0.4명 높일 수 있다. 이 변종은 지난 9월 런던과 켄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11월 중순까지 런던 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약 4분의 1은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일주일 동안 런던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3분의 2는 변종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1.0 밑으로 내려갔던 영국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최근 1.1~1.2까지 높아졌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2만~3만명대를 기록 중이다.

과학자들은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 내 확진자나 코로나19 변이 감시 능력이 낮은 나라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변종이 주로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및 동부에 집중돼 있고,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바이러스 샘플의 유전자 코드를 관찰해 온 넥스트레인은 덴마크와 호주, 네덜란드에서 영국발 변종이 출현했다고 보고했다.

변종이 퍼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는 이와 다르다고 BBC는 지적했다. 지난 2월 유럽 1차 확산 때 보고된 변종(D614G)과 9월 이후 스페인에서 시작돼 유럽 전역으로 퍼진 스페인 변종(A222V) 모두 서로 다른 종임.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를 크게 S형과 L형 G형 GH형 GR형 등 6종으로 구분하고 있다. 유전자 배열이 조금씩 다른 경우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 변종은 수백 개에 이르고 있다.

과학자들은 영국 변종이 면역 체계가 약한 환자에게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러스를 이길 수 없을 만큼 약한 감염자의 몸이 바이러스가 변이하는 번식지가 됐다는 게 학자들의 설명이다. 버밍엄 대학의 앨런 맥널리 교수는 이에 대해 "변종이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것이 생물학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면 중요하지 않은지 추론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종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실 바이러스는 자주 변화하며, 이미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 사례가 수 차례 보고됐다. 그러나 BBC는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비상 상황에서는 확산세가 더 빨라지는 것만으로도 의료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이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응할 항체를 생성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몸은 스스로 스파이크의 여러 부분을 공격할 수 있도록 배우기 때문에 스파이크의 일부가 변이했더라도 백신의 효과는 유지된다는 것. 다만 계속해서 돌연변이가 출현할 경우 '백신도피변이(vaccine escape mutants)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쉽게 말해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글래스고대학의 데이비드 로버트슨 교수는 "바이러스는 아마도 백신도피변이를 일으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백신을 맞아도 감염자가 계속 나오는 독감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경우 백신은 정기적으로 갱신돼야 한다. 다행히 우리가 갖고 있는 백신은 고치기 매우 쉽다"고 덧붙였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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