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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바이든 내각 구성 “자기 사람들로 채운 코드 인사” 곳곳서 불만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0-12-20 11:48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뉴시스
다양성을 갖춘 ‘가장 미국다운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구상이 오히려 안팎의 불만에 휩싸였다. 특정 인물의 인선을 둘러싸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요직에는 결국 자기 사람을 채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당선인이 내각 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보다도 훨씬 더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보장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사방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인 일색으로 요직을 채운 트럼프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흑인사회는 바이든 당선인의 일부 인사에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초대 농무장관으로 지명된 톰 빌색(Thomas James Vilsack) 전 농무장관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농무장관을 역임한 빌색은 지난 2010년 농무부의 한 흑인 여성 공무원이 백인 농부를 차별하는 발언을 해 해임됐다. 결국 오해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빌색은 이 공무원에게 사과하고 복직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정도로 당시 흑인 사회의 여론은 싸늘했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최근 바이든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빌색을 농무장관에 지명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악관 국내정책위 국장에 ‘깜짝 기용’한 수잔 라이스(Susan Rice)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두고도 비판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정책을 다루는 요직이기는 하지만 부통령·국무장관 후보까지 거론된 외교 거물에게는 다소 격이 맞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흑인 여성 정치인 지원단체인 ‘하이어 하이츠(Higher Heights)’의 공동 설립자 글린다 카는 NYT에 “라이스가 장관급이 아닌 자리에 있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유색인종을 낮은 지위에 ‘좌천’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진보진영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여성계나 성소수자들의 불만도 큰 상황이다.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전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흑인 첫 국방장관으로 지명되며 당초 최초 여성 국방장관으로 거론되던 미셸 플러노이(Michèle Flournoy) 전 국방부 차관의 입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정가에서 거론된 국방장관 1순위 후보가 플러노이 전 차관이었다는 점에서 의외의 인사였고, 여성계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하비에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 라틴계 첫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되며 당초 하마평에 오른 여성 정치인 미셸 루한 그리샴 뉴멕시코 주지사의 입각도 무산됐다. 무엇보다 국무장관에 지명된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전 국무부 부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 핵심 요직은 여전히 백인 남성의 몫이었다는 비판도 큰 상황이다.

또 이들을 비롯해 대다수가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로, 당과의 사전협의도 없이 인사가 이뤄진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WP는 “바이든이 발표한 인사 가운데 80%는 자신의 과거 활동 경력에 ‘오바마’를 포함하고 있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지난 민주당 정권 시절 역할과 비슷한 일을 맡는다”고 지적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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