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코로나19만큼이나 심각한 ‘기근 바이러스’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전염병 대유행으로 식량위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이탈리아 로마 본부에서 “올해보다 더욱 심한 최악의 식량위기가 내년에 닥쳐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올해 최대 1억3000만 명이 만성적인 기근 상태로 내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식량 생산과 공급이 줄면서 연말까지 세계 기아 인구는 당초 전망보다 2배 늘어난 2억7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각종 봉쇄령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도 늘고 있다. 특히 예멘, 베네수엘라, 남수단, 아프가니스탄 등 30여 개국에서 식량 부족으로 기근이 심각한 상태다.
남수단은 올해 밀 가격이 60% 급등했다. 인도, 미얀마 등에서도 감자와 콩 가격이 20% 이상 올랐다. FAO 세계식량 가격지수는 5월 91.0포인트에서 5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100.9포인트를 기록했다. 내년 세계 곡물 생산량은 4270만t인 반면 소비량은 5240만t으로 예측됐다. 따라서 내년에는 식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비즐리 사무총장의 경고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농산물 확보에 나서면서 빈곤국 기아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량부족으로 빈곤국 국민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당장 3~6개월 안에 20여 개국은 식량 부족 위험도가 급증할 것”이라며 “전 세계의 지원이 없으면 2021년에는 성경에 묘사된 인류 종말의 기근 상황이 닥쳐올 것”라고 밝혔다.
WFP는 다음 달부터 기부금과 지원 활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WFP는 기아 해소 50억 달러, 아동 지원 100억 달러 등 총 150억 달러(약 17조 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