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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러 상하이협력기구 16개국 가입 신청…약해진 미 파워 반영?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0-11-23 03:00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안보·경제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들이 산둥성 칭다오에서 18차 SCO 정상회의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안보·경제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들이 산둥성 칭다오에서 18차 SCO 정상회의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전략은 민주국가와 연대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민주국가 연대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쿼드 또한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는 상하이협력기구(SCO)다. 현재 16개 국가가 SCO 회원국이 되려고 가입 신청서를 낸 상태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SCO 제20차 정상회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0일 화상으로 진행됐다. 주목할 건 올해 의장국인 러시아의 대통령 SCO특별사무대표 하키모프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 11월 9일 SCO가 계속해서 새로운 회원국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현재 16개 국가가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등이 이미 몇 년 전부터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SCO의 시작은 중국과 소련의 국경분쟁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과 소련이 1989년 국경선 획정 문제를 논의하던 중 소련이 해체되는 바람에 담판은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5개국의 문제로 바뀌었다. 이에 1996년 상하이에서 5개국이 모여 ‘상하이 5국(Shanghai Five)’ 조직을 만들었다. 2001년 우즈베키스탄이 가입하며 6개국에 의한 SCO가 출범했다. 2015년엔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해 회원국은 8개국으로 운영 중이다. 그 외 준회원국으로 아프가니스탄, 벨라루스, 이란, 몽골 등 4개국, 대화 파트너로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캄보디아, 네팔, 터키, 스리랑카 등 6개국이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바레인, 카타르, 시리아 등도 가입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O가 주목을 받고 가입 대기 국가가 계속 이어지는 첫 번째 이유는 SCO가 서방의 전통적인 국제기구와는 달리 어느 특정의 제3국을 겨냥하지 않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물론 테러리즘과 민족 분리주의, 종교 원리주의엔 반대한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이 함께 가입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어느 특정 국가에 대한 대항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대신 협력과 발전을 강조하다 보니 관심을 갖는 국가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는 중국의 덩치가 커지며 흡입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SCO 출범 당시만 해도 중국의 GDP 총량은 미국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젠 미국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혀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 인도가 가세하면서 SCO의 지리적 범위는 유라시아 대륙의 5분의 3으로 커졌다. 인구는 31억 명으로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GDP 총량은 17조 달러로 세계 경제의 5분의 1을 넘어서고 있다. SCO 내에선 정치보다 경제를 많이 말하고,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 가운데 실제 실현되는 프로젝트가 많다 보니 여러 부수적 이익을 위해 가입을 바라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적어졌다는 점이다. SCO가 NATO에 대항하는 성격을 띠는 바람에 SCO에 가입하려면 먼저 미국의 눈치부터 살펴야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등 문제로 동맹과 갈등을 겪으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미국의 전체적인 국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미국의 대척점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것도 SCO가 세를 불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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