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4년 전인 2016년 10월 초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전국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대략 2~6%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당시 미국의 대다수 매체들은 클린턴 후보의 승리가 유력시된다고 보도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힐리러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게 일반투표에서 근소하게 앞섰지만,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 뒤져 낙선했다.
2020년 대선이 2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년 전처럼 트럼프 후보는 상대 후보에 밀리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고 본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처럼 '반전 쇼'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단순히 지지율 숫자만 본다면 올해 대선 레이스가 이전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지지율 열세는 보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고 지지율 격차도 더 크다고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반등을 꾀하기 위해선 자신의 대통령직 수행과 성향(personality)에 대한 고착화된 시선을 극복해야만 하는 상황도 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4년 전보다 크다. 4년 전 클린턴 후보는 당시 판세를 뒤흔들었던 트럼프 후보의 2005년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이후 지지율 격차를 14%까지 벌리기도 했지만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의 지지율 평균치 격차는 대략 2~6%p였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후보는 지지율 평균치에서 5월과 7월에는 길게 가지 못했지만 클린턴 후보에 앞서기도 했다.
반면, 올해 레이스는 이례적으로 안정적이다. 지난 4월 1일 이후 바이든 후보는 4~10%포인트 격차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미 전역으로 확대됐던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 굵직한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이례적으로 요동치지 않고 있다.
또한 4년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상황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맞붙었던 클린턴 후보는 인기가 없었고, 또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거나 제3의 후보를 지지한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당시와 다르게 현재의 트럼프 대통령은 4년 간 대통령으로 국정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방어해야 할 내용도 많다. 마지막으로 이런 일련의 일들이 무응답 편향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황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