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되면 그 이후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크렘린궁이 최근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근 이루어진 푸틴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대해 논평하며 이같이 전했다. 페스코프는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한국 측이 보낸 유효한 초청장을 갖고 있으며 어제 한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그것을 상기시켰다”면서 "대통령도 러시아가 개발한 백신을 맞기로 결정하고 난 뒤 때가 되면 반드시 이 친절한 초청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최근 양국 수교 3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전화 통화를 하고 코로나19 대응, 한반도 비핵화 협상, 경제 협력 등과 관련한 문제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방한이 성사돼 양국 관계 발전을 논의하기를 고대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한국을 방문 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수교 30주년에 맞춘 한국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보건·전염병 상황이 정상화하는 대로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과 관련한 문제들의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1일 자국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식 등록, 승인했다.
스푸트니크 V는 그러나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을 건너뛴 채 1, 2상 뒤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의 두 딸 가운데 1명과 다른 많은 공무원들도 백신 접종을 받았지만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고 항체가 형성됐다며 백신의 효능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아직 접종을 받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접종 계획과 관련 "국가 정상의 경우 당연히 일정한 특별경계조치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은 이미 접종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직접 얘기했다”고 전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