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 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공화당은 상원 인준절차를 오는 11월 3일 대선 이전에 마치겠다는 목표지만, 민주당은 대선 이후로 인준 절차를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어 여·야간 첨예한 갈등이 예상된다.
대선 불복 가능성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올해 대선은 미 연방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연방대법관 9명이 있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연방대법관 9명을 다 채우는 것이 필요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이번 대선이 연방대법원에서 끝날 것이고, 9명의 대법관이 있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대선의 완전성(integrity)에 의문을 재차 표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우편을 통한 투표가 부정행위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주당이 끌어들이는 이 사기극은 미국 연방대법원 앞으로 갈 것이다. 나는 대법관 구성이 이념에 따라 양분되는 4대 4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2000년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맞붙은 대선에서 플로리다주 재검표를 중단시키고 결과를 확정짓는 역할을 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 동안 증거 제시도 없이 올해 선거는 우편 투표 때문에 "조작될 것"이라고 밝혀, 당시와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럿 지명자가 표결을 통과하면 연방대법원은 보수와 진보 성향 대법관 구성이 6대 3이 된다. 현재 대법관들의 이념 성향이 양분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현재도 5대 3으로 보수 성향 법관들이 다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에 2017년 닐 고서치를, 2018년에는 브렛 캐버노를 지명한 바 있다.
연방대법관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