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주요 안보 동맹 축인 NATO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또다시 제기 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관리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 자리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얘기해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6월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원한다는 얘기를 거듭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나토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달 스페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전에 '재선 시 나토 탈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를 발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NYT의 마이클 슈미트 기자는 최근 저서에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인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를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서의 탈퇴를 시도할 경우 의회가 저지에 나설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방식으로 나토의 무력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면서 이의 일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조약 5조를 훼손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동맹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머스 라이트 미국·유럽센터국장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조약 5조를 단지 '나는 강력한 표현의 서한을 보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을 경우 실질적 공동 대응이 아닌 '립서비스'만 하겠다는 해석을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나토 탈퇴를 행동으로 옮길 경우 이는 미국의 가장 큰 글로벌 전략 변화 가운데 하나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주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전통적 대서양 중시전략의 산물인 NATO에서 탈퇴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트럼프가 그간 파리 기후협약, 이란 핵합의 등의 탈퇴 경험에서 보듯이 이를 전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으로 보기에는 우려스러운 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만일 미국의 NATO 탈퇴가 실제 일어날 경우 미국의 전략중심은 인도태평양으로 옮겨올 것이고, 이 경우 한국도 그야말로 본격적인 외교적 딜레마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