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주 미국이 이란과 합의를 원한다면, 미국은 이란이 2015년 주요 6개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체결한 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먼저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은 100% 실패했다"며 "미국이 우리와 합의하길 원한다면, 그들은 협정 탈퇴에 대해 사과하고,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체결한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 제재를 재부과하면서 미국과 이란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는 2015년 합의에 따라 오는 10월 종료되는 무기 금수 조치 등 유엔의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의 15개국 가운데 13개국은 미국이 2018년 탈퇴한 협정에서 합의된 절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JCPOA는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EU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마치 북한의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연상시키는데, 다른 점을 꼽자면 1994년에 비해 JCPOA는 좀 더 많은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가 무산된 데에는 북한의 불신이 가장 컸던 만큼 이번 이란의 반응도 당시와 별반 다를 것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재판이 될 것이 자명하다는 분석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