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개발되지도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예약 판매한다는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주 웨이보, 샤오훙수 등 SNS 운영자들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9월 2일 정식 출시하는 백신 예약 판매합니다”, “보증금 입금하면 선착순 백신 배송” 등의 거짓 광고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백신은 미국·영국 등 전 세계가 앞다퉈 개발 중이지만, 효과가 입증된 백신의 출시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을 등록했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3상을 모두 거치지 않은 백신이라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백신 사기꾼들은 소비자들을 현혹하기 위해서 실제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로고와 ‘코로나 백신’이란 글자가 새겨진 포장 박스 사진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이들은 백신 1회분 가격이 498위안(약 8만5000원)이라고 광고하며, “총 세 번 투약해야 효과가 있다”며 1인 투약 비용으로 25만 원 정도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코로나 백신 거짓광고에 속아 수십만원을 입금했다는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개인이나 민간 회사가 백신을 직접 공급할 수 없다. 2019년 12월 1일 시행한 ‘중국백신관리법’ 제 4장 35조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질병예방통제기구 외에 그 어떤 회사나 개인도 백신을 공급하거나 접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기가 성행하는 데 대해 중국 당국이 향후 어떠한 강력한 제재를 취할지가 주목된다.
중국 당국의 제재 여부에 따라 이러한 사기가 타국으로 번져가는 것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