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최근 여론을 시끄럽게 한 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각종 의혹에 휘말리고 있디. 사건 발생 직후에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다가 여론의 비판이 커지면 그제야 '어쩔 수 없이' 수사에 나서는 듯한 모습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 태국 경찰은 방콕 도심 4층 건물 지하에서 발생한 불법 도박장 살인 사건과 관련한 폐쇄회로(CC)TV 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총기 사건으로 4명이 숨진 가운데, 이 중 현직 경찰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된 사안이다.
경찰은 불법 도박장에서 10m가량 떨어진 맞은편 건물에서 CCTV는 물론 녹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저장 장치와 도박장 테이블 등을 찾았다. 애초 경찰은 신고를 받고 30분 만에 출동했지만 이미 CCTV 등 증거들이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 출동이 늦은 데다 감식반도 수 시간 뒤에 도착한 점 등을 볼 때 경찰이 사건 현장을 치울 시간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불법 도박장이 방콕 도심에서 버젓이 20년 넘게 운영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레드불 창업 3세 사건도 이번 사건과 연관되어 태국 경찰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세계적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는 8년 전인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를 타고 과속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오라윳이 과속하지 않았다"는 유리한 증언을 근거로 불기소 처분을 내려 공분을 샀다.
결국 태국 경찰의 이 같은 관행은 세계적으로도 비난을 사고 있는 상황이나 태국 사회에 오랫동안 뿌리내린 경찰과 범죄의 유착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