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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코로나·전쟁에 세계화 후퇴 대비 시작

김종대 기자

기사입력 : 2022-04-26 10:06

폭스바겐은 코로나와 전쟁, 미중 무역분쟁을 지켜보면서 세계화 후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은 코로나와 전쟁, 미중 무역분쟁을 지켜보면서 세계화 후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수년 동안 폭스바겐은 세계화 흐름에 편승해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는 글로벌기업으로 번성했다. 그러나 코로나와 전쟁, 미중 무역분쟁을 지켜보면서 수십 년간 유기적으로 운영되던 세계화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겠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

폭스바겐은 적시 시스템에서 어떤 경우에도 생산해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 등 새로운 시대 흐름에 적응하는 제조 방식을 발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폭스바겐 고위 임원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회복력 노력에는 부품 및 원자재 접근을 강화하고 생산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공급망을 단축하는 전략을 포함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은 수십 년 동안의 냉전 이후 국경간 이동 제한 완화, 수입 관세 인하 및 적시 공급망으로 성장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공급망이 세계적 코로나 대유행,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새로운 지정학적 균열로 인해 압박을 받는 등 세계가 점점 더 격동함에 따라 세계화의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2020년 초 코로나가 중국을 폐쇄했을 때 부품이 공급되지 않아 전 세계의 주요 공장들이 가동 중단되었다. 회사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년도보다 생산량이 18% 감소했다.

세계 반도체 공급이 고갈되고 있음을 인지한 후 2021년 첫 3개월 동안에 중국, 유럽 및 북미 공장의 생산을 줄였다. 폭스바겐 생산량은 2021년 말에 7% 추가 감소했다.

글로벌 공급망은 조그마한 사건에도 취약성을 보였다. 올해 초 화물선에서 발생한 화재로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폭스바겐의 럭셔리 자동차 4000여대가 미국으로 향하던 중 전소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폭스바겐은 동유럽 국가에서 만드는 와이어링 하니스(자동차 케이블과 커넥터를 구성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가 없음을 발견하고 전기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폭스바겐 감독 위원회 위원들은 이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급속한 위기의 연속에 충격을 받은 폭스바겐 임원진과 근로자 대표들은 이 회사의 취약한 국제 공급망을 탐색하고 유럽 및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여 중국에 대한 회사의 의존도를 낮추기로 결심했다.

폭스바겐 구매 담당자들은 부품 및 재료를 조달하는 방식을 면밀히 살펴서 각 공급업체 사이의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공급망을 재구축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 기간 동안 중국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손실로 폭스바겐은 더 이상 가장 저렴한 부품을 얻는 데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여전히 경쟁력 있는 가격을 원하지만 공급 확보가 더 우선인 세상이 된 것이다. 어떤 상황으로 부품이 공급되지 않으면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

생산 제로는 이윤 제로를 의미한다.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망친다.

폭스바겐은 하나의 사례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와 전쟁 이후에도 미중 무역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자기들이 믿는 가치를 받아들일 것을 상대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세계 최고 강대국들간의 힘의 충돌을 지켜보면서 양쪽 모두에게 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렵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세계 질서는 동맹기반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향해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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