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석유 및 가스 회사 렙솔(Repsol)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해 에너지 전환분야를 선도하겠다 지난 해 발표한 바 있다.
렙솔은 마드리드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사업장 규모는 브라질, 캐나다, 리비아, 알제리, 인도네시아 등 31개 국에서 총 137,000km² 면적에 달한다. 석유와 가스 채굴 및 석유 화학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렙솔의 탄화수소 생산량은 코로나 이전 하루에 약 709,000 배럴의 석유와 맞먹었고, 이는 전세계 생산 총량의 약 0.7%에 해당했다. 렙솔은 에너지 상위 250개 기업의 S&P지수에서는 탐사 등 석유·가스 산업 통합 부문 25위를 차지한다. 산업문명의 핵심인 에너지 분야의 거대기업인 셈이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렙솔이 역사적으로 배출된 세계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0.23%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렙솔은 교토의정서(1988년)와 파리협정(2015년) 체결에서 세계 배출량의 71%를 책임지는 초국가 100대 기업 중 46위에 꼽히기도 했다. 1987년 탄생한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후위기에 동참한 속도와 효율성이 놀라울 정도다. 렙솔의 배출량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석유와 가스 생산량이 1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보고한 배출량에서 실질적인 감소는 없었음을 보여준다.
렙솔의 향후 행보는 2025년까지 30%를 저탄소에 투자할 계획에서 시작하는데, 이는 나머지 70%가 화석 투자에 계속 사용리라는 추측을 남긴다. 또한 산업 변혁과 관련해서 에너지 효율(2020년 2,200만톤에 비해 연간 80만톤, 즉 3%) 확보, 폐기물을 기반으로 한 순환형 탄소연료를 만드는 탄소중립 경제, '녹색' 수소 등에 초점을 맞췄지만 알래스카, 멕시코만, 남미와 마그레브, 중국 및 북해에서의 주요 퇴적물 채굴은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세계 에너지 위원회(WEC), 세계 석유 위원회 (WPC), 유럽 연료(FE), 국제 석유 가스 생산자 협회 (IOGP), 국제 배출권 거래 협회(IETA) 등의 모든 종류의 화석 로비에 참여함으로써 렙솔은 여전히 산업 발전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