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컴퓨터, 의료 기기 및 자동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칩의 글로벌 부족으로 정치‧경제적 불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모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국 반도체 제조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초당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또 대만, 일본 등 반도체 생산 외국 동맹국들에 최근 도움을 청한 바 있고, 오는 16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스가 일본 총리와도 이 주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반도체 패권을 향한 도전에 차질을 초래할 수도 있는 두 가지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 미 의회의 협력 차질
바이든 미 대통령은 23명의 상원의원과 42명의 업계 대표로부터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받았다. 이에 바이든은 반도체 칩 생산에 500억 달러를 지원하는 안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초당적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며 “여야를 떠나 우리가 제안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하며, 미국 국민을 위해 정말로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 통신, 가전제품 및 국방과 같은 중요한 미국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 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안보와 경제에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텔의 미국 정부 관계 책임자인 알 톰슨은 “산업과 정부가 미국의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데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올해 반도체 칩 자금을 조달하는 긍정적 조치”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7월 예상되는 의회에서의 지원 규모 처리를 앞두고 반도체 칩에 대한 초당적 지원이 과연 원안대로 처리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미 2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은 너무 많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 모두가 문제라고 인식한 반도체 공급망과 관련된 조항조차도 가격표를 놓고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과연 미국 안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얼마만큼 더 증설하는 것이 문제 해결책이 될 것이냐를 두고 의회 내에서도 의구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 반도체 산업에 대한 편향적 지원 반대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자동차 혁신 연맹은 최근 미 상무부에 미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해서 “차량용 반도체 칩 생산을 지원하는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제이슨 옥스만 정보기술산업위원회 회장도 성명서에서 “거의 모든 반도체 소비 산업에서 전례 없는 수요가 급증하고 글로벌 공급을 능가하는 소비로 인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지속적 투자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라며 예산안 처리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나 휴대폰과 같은 칩이 필요하지 않은 다른 상품제조업체에서는 한 산업을 다른 산업보다 선호하는 편향적 권고에 반대하고 있다.
국제문제연구소의 관계자도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고 중국을 앞서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안보를 명분으로 인프라 투자 계획을 원안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트럼프 시대의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무역제한을 유지하고 있는데 반도체 분야가 가장 큰 충돌지점에 놓여 있다. 중국과의 첨예한 경쟁에서 지지를 받기 위해 미국 내 여론 결집의 이슈로 반도체가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