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9일 뮌헨안보회의 특별회의가 개최됐다. 뮌헨안보회의는 냉전기인 1963년 서독의 언론인 폰 클라이스트에 의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미국 &서유럽) 회원국 고위급인사들간의 안보대화체로 출범했다.
냉전기 내내 미국과 서유럽 국방인사들이 매년 뮌헨에서 국방정책 조율을 목적으로 회동해 왔다. 그러다 독일통일, 소련붕괴 등 냉전질서가 종식되면서 점차 구동구권국가들은 물론 러시아, 나아가 중국의 외교·안보 수장들까지 초치 다양한 국제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기제가 됐다.
또한 기후, 보건, 사이버 등 비전통 안보 의제도 다루게 됐고, 필요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지도자들도 함께 하는 가히 글로벌 안보포럼으로 진화됐다. 그래서 매년 2월이 오면 뮌헨은 세계적 주목을 받은 도시가 됐다.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제57차 연례회의의 연기가 불가피해지자 독일 뮌헨안보회의 주최측은 기지를 발휘, 예정된 개회일에 맞추어 소규모 특별 비대면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제57차 본 회의는 올해 말쯤 합의되는 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특별회의에는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미 대통령을 포함,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방 주요국 정상들, 그리고 주요 국제기구 수장(UN, WHO, EU, NATO)들이 참여했다.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날 오전 개최된 비대면 G7정상회의와 함께 취임 이후 첫 다자외교 무대가 됐다. 유럽지도자들에게 있어 그는 냉전을 가로질러 미 상원위원으로서, 또 부통령으로서 우호를 다져왔다.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과거 공직자로서 뮌헨안보회의에 자주 참석한 경험이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설렘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2년 전인 2019년 비공직자로 참석, 당시 트럼프 정부하에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약화 및 동맹관계 소원을 시사, “미국이 돌아온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번 특별회의는 마침내 미국 대통령 자격으로 그가 유럽동맹국들에게 “America is Back”을 다짐하는 첫 자리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 현직 미국 대통령이 뮌헨안보회의 연설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록 비대면이었음에도 불구, 이번 특별회의는 바이든 개인으로서나 유럽동맹국들과의 관계 재결속 차원에서나 이정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