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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 수치, 미얀마 ‘군부 권력 보장’된 헌법 개정 촉구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1-01-12 11:02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 사진=위키피디아
지난해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하며 재집권에 성공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군부 정권 시절 제정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일간 미얀마 타임스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평화 노력의 목표인 민주적 연방 체제의 출현을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8년 헌법을 포함해 오래된 시스템과 관행을 뒤로 하고 새 세대를 위해 국가를 개조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2008년 군부 정권에 의해 제정된 헌법은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치안 관련 부처의 수장을 군부가 맡도록 해 선거를 통해 출범한 정부를 견제하도록 하고 있다. 수치 고문의 발언은 군부의 과도한 권한 행사로 국가 핵심 과제인 소수 민족과의 갈등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인 셈이다.

그러나 군부 실세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미얀마가 소수민족 반군의 위협으로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군부가 정치적 권력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군부가 권력을 내놓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이상 수치 고문의 개헌 요구는 여전히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행 헌법은 상·하원 의석의 25%를 사전에 군부에 할당해 75% 이상의 찬성표를 넘겨야 하는 개헌작업이 군부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고 2015년 총선에서 군부 정권에 승리, 문민정부를 세운 수치 고문은 앞서 지난해 3월 총선 공약인 개헌을 추진했지만, 군부의 벽에 막혀 좌절됐다. 당시 NLD 주도로 제출된 개헌안은 현재 상·하원 의석 4분의 1을 차지하는 군부 의석수를 향후 1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NLD는 지난해 11월 8일 총선에서 전체 선출 의석의 83.2%를 석권하며 문민정부 2기를 열었지만, 70여 년 지속돼 온 소수민족과의 갈등 해결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아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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