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로 가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가 걸프 해역에서 이란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다를 오염시켰다는 게 나포 이유로 전해지고 있는데 선사 측은 이를 곧바로 반박했다. 우리 정부는 청해부대 최영함을 인근으로 급파하는 등 여러 조치를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나포 소식은 외신을 통해서 먼저 알려졌다. 그전에 이란 국영통신을 통해서 최초 보도됨. 이란은 자유롭게 언론이 취재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이란 국영통신을 통해서 밝혀졌다는 것은 이란 정부가 의도적으로 알렸다고 보여지는 부분이다. 따라서 나포 소식이 알려진 사실 자체가 이란이 의도적으로 이 소식을 알리려고 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미는 한국 국적의 화학운반선으로 이 배가 출항한 곳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알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이고, 이란은 시아파의 종주국이다. 따라서 평소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서로 사이가 안 좋고 그래서 아마 사우디아라비아 쪽에서 출항하는 배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이 굉장히 좁은 해협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나오는 선박들을 의도적으로 관찰했을 가능성이 많다.
현재 한국케미호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 중이라고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배나 선박이 나포됐을 때 가장 어려운 경우가 나포한 주최 측이 국가가 아닌 경우, 해적이라든지, 나이지리아 해적이라든지 소말리아 해적일 경우는 협상을 하기가 굉장히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이란이라는 한 국가고 UN 회원국이다. 따라서 외교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건 희망적인 상태로 보여진다. 또한 이란은 우리나라에 대사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초치라든지 대화라든지 외교적인 행동이 가능한 국가다.
이란의 이런 행동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보이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도 많다고 보여진다. 만약 이란이 미국 선박을 나포했을 때는 굉장히 많은 위험을 안게 된다. 따라서 미국 선박보다는 정치적인 위험이 적은 한국 선박을 억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에 지금 이란에 동결돼 있는 자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며칠 내로 우리 외교부가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여기에서 뭔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국 쪽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미국에 간접적으로 동맹 관계에 대한 협박도 될 수 있는 방향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또 이런 식으로 갈등 구조를 만들어서 이란 정부에 대한 존재감, 국제정치에 존재감을 충분히 부각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경우를 거울삼아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우리 선박에 대한 경각심이라든지 또 이쪽에 군사적 긴장도가 높음을 다시 한 번 다른 선박들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 선원들의 안전과 같은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거라고 보여지나, 이번 사건이 큰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란과의 외교 관계 혹은 이란과 미국의 긴장 관계들이 우리 상황들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