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해 12월 24일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포스트 브렉시트(Brexit)' 협상 타결을 발표하는 자리에 물고기 무늬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를 두고 협상의 최대 쟁점이던 어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존슨 총리는 이날 협상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감색 계열 바탕에 깨알같이 많은 작은 물고기가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수산물이 풍부한 영국의 해역이 이번 협상에서 최고 논쟁거리였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외신은 풀이했다.
로이터통신 등도 이번 합의문에서 어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암묵적인 인정의 뜻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영국 언론들은 존슨 총리가 물고기 문양 넥타이와 함께 청어뼈(herringbone) 무늬를 본뜬 헤링본 패턴의 하늘색 와이셔츠를 입은 데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어업은 협상에서 막판까지 장애물로 남았던 문제다. 영국은 자국 해역 내 EU의 어선 조업권을 대폭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EU는 10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현 상황을 유지하자고 맞섰음. 양측은 결국 영국 해역 내 EU 어획량 쿼터를 향후 5년 6개월에 걸쳐 현재보다 25% 삭감하기로 합의함.
· 어업 문제 해결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존슨 총리와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벨기에 브뤼셀 만찬에는 가리비가 에피타이저로 나왔다. 가리비는 영국과 프랑스 어민들을 수없이 충돌하게 만든 해산물로,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산물 요리는 존슨 총리를 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국 수산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가 현행 규정과 다르지 않다며 실망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배리 디스 어업인단체 연합 대표는 로이터 통신에 "이번 협상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업계가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