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시위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은 소셜미디어 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라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제2의 폭력 사태를 암시하는 듯한 게시물들이 눈에 띄고 있다고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를 앞두고 수일 혹은 수주 전부터 소셜미디어 등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폭력 가능성을 암시하는 글들이 목격됐는데, 그와 비슷한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것. 실제 의회 폭력 사태 다음날인 7일 트럼프 지지 사이트 '도널드 윈'(thedonald.win)에는 "1월 20일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 선서를 할 것"이라며 "공산주의자들이 이기게 놔둬선 안 된다. 워싱턴DC를 완전히 불태워야 할지라도. 내일 우리는 다시 DC로 가서 우리나라를 되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WP 또한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때까지 광범위한 시위를 촉구하는 글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러한 시위는 주최 측에 따르면 '100만 군사 행진'이라는 이름으로 1월 20일에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선서를 하는 장소, 즉 지난 6일 폭도들이 들끓었던 같은 의회 마당에서 계획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이버 안보 분석 업체들도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대규모 워싱턴DC 집회를 앞두고 이미 온라인상에서 폭력 사태를 예고하는 글들이 상당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초당파적 감시기구 '어드밴스 디마크러시'는 의회 폭력 사태 전 6일 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음모론 신봉 집단인 '큐어넌' 관련 글이 약 1480건 올라왔으며, 극우주의자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SNS '팔러'에도 "오늘 전쟁이 시작된다" 등과 같이 '전쟁'을 언급한 글이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들 극우주의자는 온라인상에서 단지 폭력적 행위를 암시하거나 의회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 작전 계획까지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한 온라인 게시글에서 이들은 의원들에 대한 '시민 체포'를 실행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면서 "의원들을 묶어버리자. 내가 로프를 가져간다"라는 글을 게시하는 등 구체적인 모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일찍부터 뚜렷한 폭력 모의 정황이 온라인에서 다수 목격되고, 실제 여러 관련 단체, 업체들이 공개적으로 경고까지 했음에도 경찰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는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노정용 기자 noja@g-enews.com